반성, 그리고 새로운 실천을 위한 계획
inamigination 2008/09/20 14:02
''한국의 시각디자인 40년 전(展)"을 계기로 '역사'의 무게에 짓눌려 지난 며칠을 보내며
실천에 옮겨야 할 몇가지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그 첫번째가 바프의 지난 작업들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남기는 일이다.
잡지나 신문, 또는 전시 도록을 위한 자료 요청이 있을 때마다 주섬주섬 임기응변의 밥상을 차려 내놓는 식을 벗어나
디자이너로서 나의 지난 행로를 제대로 한번 기록해야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간에도 이와 비숫한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바프 웹사이트의 포트폴리오 업데이트를 해야 할텐데..
정도의 차원이었고 그나마도 눈 앞의 일들에 쫓겨 2년도 넘게 밀려있는 상황이다.
지난 작업은 고사하고, 당장 진행하고 있는 일들조차도
그 '역사성'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 될 것이다.
작업을 마무리지을 때까지 오만 애살을 다 떨다가도 일단 결론에 이르고 나면 가차없이 'Next project!'로
모든 애정과 관심의 축을 이동시켜버리고 말았던, 디자이너로서 내 삶의 자세를 크게 반성한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삶만 소중히 여길 줄 알았지 지난 시간이 지닌 소중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것이니,
참으로 어리고 미숙한 삶의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두번째는 디자이너로서 살아온 지난 시간의 정리에 관한 일이다.
'북프로듀서'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천명하고 첫 결실을 얻은 것이 1988년이었으니,
프로페셔널 디자이너로서 작업을 시작한 80년대의 중반으로부터 바프를 시작한 90년대,
그리고 다소나마 철든 나이가 된 2000년대의 작업을 아우러
디자이너로서 나의 지난 시간들과 바프의 1세대로서의 작업을 한 단락으로 정리해 주고픈 생각이 든 것이다.
전시로 보자면 2002년 환기미술관의 초대로 '감상하는 책' 이라는 전시를 열어 한 달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바프의 작업을 풀 스펙트럼으로 세상에 알릴 기회가 있었다.
책으로 보자면 바로 그 전시 때 제법 분량이 되는 작품집을 한 권 낸 적이 있고,
2005년 <나의 디자인 이야기>를 통해 사적인 관점의 기록을 남기기는 하였으나
그 역시 '역사성'의 관점에서 보자면 부족함이 많다.
하여, 첫 작품을 낸 1988년에서 바프를 시작한 1995년, 그리고 나의 40대를 마무리 짓게 될 2010년까지를 기점으로
지난 시간에 대한 애정어린 기록과 정리를 남기기 위한 계획을 세워 본다.
이로써 디자이너로서의 내 삶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씩 넓어질 것을 기대하며
그것으로 대한민국의 디자이너로서 대한민국의 디자인 역사를 위해 작으나마 일조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계획]
전시_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2010년 11월 초
책1_ 대한민국 디자인 스튜디오 바프_ 1988-1995-2010 [Works] >>> 연대기별 작품 중심의 주요 관점 정리
책2_ 대한민국 디자인 스튜디오 바프_ 1988-1995-2010 [Stories] >>> 스튜디오 정신/스튜디오 경영 중심의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