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3 4

설겆이 수행

inamigination   2010/02/08 01:30
조병수 선생님 내외와 배영진 선생님 내외를 초대한 토요일 저녁식사..
집에 손님을 초대하여 식사를 나누는 것은 정말 오랫만의 일이다.
손님을 초대하자면 음식 준비에 앞서 집 안팎 점검과 청소가 만만치 않은데
일단 지난 주말을 통해 마당 청소와 집안 정리를 어느 정도 해두었다.
(우리 집은 손님이 오셔야만 미루었던 청소가 가능해진다!)

남편은 모든 식사준비를 스스로 해결하겠노라 큰 소리 쳐놓고는
토요일 2시에 회의가 잡혀 결국 5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뭐.. 한 두번 겪은 일이 아니므로 임기응변의 실력은 남못지 않게 쌓아온 터라
머리와 몸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준다.

조병수 선생님이나 배영진 선생님의 사시는 모습에 비하면 너무도 누추한 살림이지만
우리 나름대로의 사는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드리고
우리 나름대로의 멋과 정성이 깃든 음식을 대접하는 것도
'우정'을 나누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  
지은지 30년도 넘은 집이라 여기저기 낡고 망가져 민망하게 방치된 우리 살림살이를
너무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남편이 직접 만든 재치있는 일식 메뉴들이 화제가 되어
모두들 오랜 시간 즐겁게 함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며
(내가 끓인 메생이국도 모두들 좋아라 하시며 두 그릇씩이나 드셨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수빈을 기다렸다가
수빈이 조연출을 맡아 공연 중인 뮤지컬 Man of La Mancha의 몇대목의 노래까지 청하여 들으시고는
새벽 3시가 다 된 시각에서야 귀가를 하셨다.



늘 그렇지만 손님을 보내고 난 뒤 부엌의 모습은 나의 도전감을 자극한다.
쌓여있는 설겆이 거리들을 보며 나의 눈은 이 노릇을 어찌할고.. 나를 걱정스럽게 하지만
나의 손은 자신의 마법과도 같은 실력을 믿어보라고.. 나를 안심시킨다.




피로를 풀기위해 일단 잠을 자고 난 뒤 일요일 오후 긴 시간을 들여 느긋하게 설겆이를 했다.
엉망진창으로 더럽혀진 그릇들이 내 손을 거쳐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다.
나의 작고 통통한 두 손이 해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관찰하는 것은 너무도 경이로운 일이다.
내 손의 분주한 노력 덕분으로 나의 부엌은 다시 정갈해졌고
고즈넉한 시선으로 부엌을 돌아보는 나의 마음은 더할나위 없는 기쁨으로 충만하다.
노동을 통해 얻은 댓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나는 이 일을 '설겆이 수행'이라 부른다.
 
2010/02/08 01:30 2010/02/08 01:30


어흥~

inamigination   2010/01/03 14:41


햇살이 따스한 오후 느긋하게 엎드려 새해 첫 신문을 펼쳐보니 오홋~
눈에 확 들어오는 속시원한 포맷의 광고지면 위로 잘 생긴 호랑이 한 마리가 내닫는다.
펼침면 전면이긴 한데, 4면짜리가 좍 펼쳐지는 이 지면은 일찌기 본 적이 없는 포맷이다.
어흥~ 글자는 강병인님의 캘리그래피가 분명한듯.
새해 초 독자들의 가슴을 뻥 뚫릴만큼 시원하게 질러준 댓가로
엄청난 금액의 광고비를 지불했을 듯(엄청난 금액의 광고수익을 챙겼을 듯) 싶지만
암튼 그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색다른 지면을 생각해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멋지다.

어흥~ 나도 한번 질러볼까나.
새로운 해의 새로운 도전을 위하여.

---
그런데..
파일 업로드가 안되는 이유는..?
하도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다보니
뭔가 달라진 사항이 있어도 난 알 수가 없는거지.
내일 사무실에서 도움을 청할 밖에..
T-T

2010/01/03 14:41 2010/01/03 14:41
dreaming 2010/01/14 11:39 P X R

음하하.. 드디어 화일 업로드가 됩니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텍스트 큐브 버전을 높이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바프의 5년치 블로그를 몽땅 날릴뻔 한 아슬아슬한 일이 있었더랬습니다.
연중 팀장. 수고가 많았습니다.
등골에 식은 땀이 흐르는 재난의 순간이 멋진 재기의 순간으로 전환되는
극적인 새해 벽두의 이벤트..!
호랑이 해.. 호랑이 띠 연중 팀장에게 대박의 행운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_^

chung yeonjung 2010/01/19 13:45 P X R

어흥!


시간 되살리기 놀이

inamigination   2009/07/04 16:25
토요일 아침.
고작 3GB 정도가 남았을 뿐인 노트북을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겠기에
화일 정리와 백업, 화일 지우기를 반복한 끝에
추가로 10GB 정도의 여유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그간 미처 관심을 가져주지 못했던 삶의 순간 순간들이
두꺼운 먼지를 쓰고 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들은 자신이 원래 속했던 순간을
년.월.일.시.분.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으니
디지털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

내친 김에, 입력 시간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이 블로그의 기능을 이용하여
지난 시간들 사이 사이에 놓쳐버린 시간들을 끼워넣는
'시간 되살리기 놀이'를 즐기기로 한다.

2009/07/04 16:25 2009/07/04 16:25
dreaming 2009/07/05 11:22 P X R

일요일 아침 7시가 좀 지난 시각부터 시작된 나의 '놀이'는 11시가 좀 못 되어 일차 종료를 한다. 헉헉..
7월 2일 하루의 시간을 되돌리는 일만으로 4시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니
블로그를 통해 내 삶을 한번 샅샅이 기록해보리라는 나의 희망이 얼마나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하지만, 나는 이 놀이를 정말 사랑한다.
내 삶의 실행자와 내 삶의 관찰자의 시각을 오가며 끝없이 반복되는 나의 '프랙탈' 놀이는
내 삶을 200% 내 것으로 만드는 멋진 방법이 되므로.


구룡의 대각성기(大覺醒記)

inamigination   2009/07/02 23:15



모토엘라스티코에서의 회의가 끝나니
6시가 미처 못 된 시각에 하루의 일과를 모두 마친 셈이 되었다.
우리는 출출한 배도 채울 겸 광장시장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는 역시 막걸리가 제격이다.
두툼한 순대와 쫀득한 돼지 족발 안주와 함께 분위기가 무르익자
구룡이 본격적인 말문을 연다.

비엔날레 도록 회의를 위해 한주간 파트별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 다양한 공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마다 느끼는 바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부끄러움과 자기 반성에 대한 점은 우리 셋에게 모두 공통적이었다.
조병수 선생님과 세계적인 건축가들로부터 배운 디자이너의 작업에 대한 겸허하면서도 열정적인 '태도'와
김영일 선생님의 자기 꿈에 대한 소신있는 추진력과 분명한 '태도',
모토엘라스티코의 새로운 시각과 창의적 실천, 여유로운 삶의 '태도'를 통해 깨닫는 부끄러움과 자기 반성에 이어
구룡에게는 특별히 이를 넘어선 '대각성(大覺醒)'의 순간이 열린 모양이었다.

한번 깨달음의 눈이 열리면 수많은 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하는 법.
오늘 오전 시니어 라이프와의 회의 중에 일어난 동시다발적인 순간에서의
왕정민씨의 작은 행동을 통해 그는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낀 듯 그 말을 하고 또 한다.
회의 중에 온 전화에 답하기 위해 내가 비엔날레 사무실의 다용도실 겸 화장실로 잠시 자리를 피해 통화를 하는데
이 모습을 놓치지 않고 정민씨가 슬그머니 화장실의 불을 켜주었다.
아무에게도 아무런 생각을 일으킬 일이 결코 아닐 수 있었음에도
'눈이 열린' 구룡에게는 이러한 태도가 얼마나 큰 배움의 기회가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결국 저녁 내내 여형과 나는 구룡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스무 번도 더 듣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사소한 일이 구룡에게 그토록 깊은 깨달음과 감동을 줄 수 있었는가.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우리가 애용하는 성대입구의 주점 '이씨네' 주인장과의 얼마 전 대화가
그에게 대각성의 첫 망치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내친 김에 자리를 옮겨 '이씨네'를 찾았다.
(시간은 아직 8시도 안되었다..!)
이씨네의 명품 안주 '초절임 고등어'는 언제 먹어도 정말 변함없는 명품이다.
주종은 역시 막걸리로, 구룡의 대각성의 스토리는 이어진다.

얼마 전 이씨네에서의 술자리에서 이씨네 주인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던 모양이다.
언제나처럼 구룡의 해박다식한 이야기가 펼쳐졌는데, 이를 한참 듣던 주인장의 말씀-
"그래서, 네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뭔데..?"
순간 그의 한 마디는 이십 칠팔년간을 의지해 왔던 구룡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던 것이다.
"그.그......... 모르겠습니다."

하하..
이 순간 이후로 구룡에게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고
무수한 부끄러움에 몸둘 바를 모르겠어도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나오는 기쁨이 그를 온통 사로 잡은 것이다..
(결국 여형과 나, 그리고 이씨네 주인장까지.. 우리는 저녁 내내 구룡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스무 번도 더 듣게 된다..)



장마라고는 하나 예전과는 전혀 다른 패턴의 오락가락하는 비는 저녁 늦은 시간 엄청나게 퍼부어댔고
구룡의 대각성의 순간에 더할 나위 없는 감동을 보태주었다.
꽃의 개화의 순간을 목격한 듯 함께 자리한 사람들의 감동도 더할 나위 없다.

위대한 누군가의 생각으로 나의 생각을 대변하는 일은
나의 머리를 잠시 든든하게 할 수는 있겠으나
나의 눈과 나의 귀, 나의 가슴을 대신 열어줄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위대한 생각들로 점철된 나의 '앎'이
나의 존재를 설명해줄 수 없는 것처럼.

그러니 선택의 여지는 없다.
한없이 부족하고 한없이 가벼운 존재에 대한 깨달음과 반성을 토대로
스스로의 삶을 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라고 말하려는 순간
소백산 봉철스님의 가르침이 나의 뒷통수를 호되게 내리친다.

'안다는 것(앎)은 오직 알지 못함을 아는 것이다..'




2009/07/02 23:15 2009/07/02 23:15


보석 토마토

inamigination   2009/07/02 15:45


베란다 화분에서 자라던 방울토마토가 빨갛고 탐스럽게 익었다.
5월에 신한은행에서 고객들에게 선물로 주었던 토마토 모종을 얻어다
설희가 화분에 심어두었던 것인데
노란 꽃이 핀 후 콩알만한 파란 열매가 달리더니 어느새 빨갛게 익은 것이다.
조롱조롱 빗방울이 매달린 그 모습은 보석 중의 최고의 보석과 같다.
오직 한 줌 흙에 의지해 저토록 눈부신 결실을 이루어 내다니 대견하기만 하다.
난 아무 것도 해준 게 없는데..

2009/07/02 15:45 2009/07/02 15:45


비오는 아침의 '결정적인 순간'

inamigination   2009/07/02 09:55


오전의 첫 회의가 인사동 비엔날레사무실에서 있는 것을 빌미로
오랫만에 종로에서 바라보는 비오는 아침의 정취를 즐길 계획을 세워본다.
한 40분 가량 일찍 도착하여 아직 손님이 뜸한 던킨도너츠에서 커피와 베이글을 주문한다.
거리로 향한 창가에 앉아 최근에 읽던 책과 카메라를 꺼내든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기 전에 먼저 거리를 향해 대여섯장을 연속으로 눌러댄다.
물론 '찰칵' 소리는 나지 않는다.
사진을 찍는 이에게도 사진이 찍히는 이에게도
어떤 의미에서든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를 강조하는 것은
나의 사진찍기 작업에 위배가 된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무음' 모드를 절대적으로 선호한다.

순간과의 인연은 화면 속에 멋진 주인공을 만들고 멋진 레이아웃을 탄생시킨다.
나의 사진찍기는 화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찍고 싶은 순간에 가급적 여러 번 셔터를 눌러댄 후 그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는 빙식이다.
물론 트리밍이나 크롭은 하지 않는다.
순간과의 인연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란 내게 기술이나 감각이 아니라
나의 손가락이 셔터를 누른 순간 카메라 프레임 속에 뛰어 들어 정지된 피사체들과의 인연이다.

후에 알고보니 나와 같은 방식으로 사진을 찍었다는 사람이 있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다.
물론 그도 알 것이다.
내가 그의 흉내를 내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가 말한 '결정적인 순간'이란 그만의 사진찍기 방식이 아니라는 걸.
사진을 찍다보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되는
사진찍기의 본질에 대한 그의 발견을 말한 것일 뿐이라는 걸.
 
커피도 좋고 크림치즈를 듬뿍 바른 베이글도 좋았다.
지난번 혼자만의 여행 때 시작하였던
너새네이얼 웨스트의 <미스 론리하트>를 좀더 진행하였는데
막 재미가 붙으려는 즈음에 책을 덮어야 했다.
회의시간 5분 전이다..


2009/07/02 09:55 2009/07/02 09:55


The Clue, 더할 나위 없는

inamigination   2009/06/06 11:11
2009년 9월 18일에서 11월 4일까지 광주에서 개최하게 될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는 [The Clue, 더할 나위 없는]이다.
다소 독특한 설정의 주제와 전시 등의 기획에 대하여는
기획안에 정리하였던 내용을 빌어 설명할까 한다.

------

1_주제 선정을 위한 배경

[The Clue, 더할 나위 없는...]
: 총체적 삶으로서의 디자인, 문화 중심의 디자인을 위해 세계 디자인계에 던질 새로운 실마리를 찾는다.

'총체적 삶'으로서의 디자인에 대한 자각_
사상 중심(ideology oriented), 기술 중심(technology oriented), 마켓 중심(market oriented)으로 발전을 거듭해오던 과거 디자인계의 동향이 서구 문명의 근대사와 함께 진화를 거쳐, 라이프스타일 중심(life style oriented), 이슈 중심(issue oriented)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만나게 되었다.
지엽적이거나 개별적인 아이템 중심으로 발전해오던 디자인이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상태로서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갖게 된 것이다. 

'문화'를 바라보는 디자인의 새로운 시각_
'총체적인 삶'으로서의 디자인을 우리에게 익숙한 한 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바로 '문화'일 것이다. 태초에 인간이 있어, 그 인간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긴 세월동안 모색해온 삶의 방식은 '의?식?주'의 방식을 포함,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영위해 온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문화는 총체적 삶으로서의 디자인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보다 나은 인간의 삶을 위해 필요한 모든 우수한 컨텐츠를 제공한다.
문화가 제공하는 디자인적 컨텐츠는 조형적 관점을 훨씬 뛰어넘은 지혜로운 삶의 태도와 합리적인 삶의 방식을 가르쳐 준다. 오늘날 '환경'과 관련한 문제의식으로부터 비롯된 다양한 이슈 중심(issue oriented)의 디자인 역시도 별도로 분리하여 생각할 필요가 없이 '총체적 삶'으로서의 자세 안에 포함되어 있어야 마땅함을 깨닫게 한다.   
 
총체적 삶으로서의 디자인을 제시하는 '디자인 문화'_
한 나라의 문화는 바로 이 '총체적 삶'으로서의 디자인적 컨텐츠를 제공한다. ‘이탈리아 디자인’은 자유롭고 느긋하며 장인의 수작업과 산업의 접목으로 독창성과 고도의 품질을 자랑한다. ‘독일 디자인’은 전체와의 조화 속에 있는 연속성을 전제로 시간을 초월한 굿디자인을 추구한다. ‘네델란드 디자인’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위트가 넘치고,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깔끔하고 실용적이며 자연주의적이다. 그밖에도, ‘zen style’으로 대변되는 ‘일본 디자인’은 극도의 절제된 조형미 속에 동양적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의?식?주'의 필요를 개선하기 위한 동일한 출발지점을 지녔으나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 특성을 만나 인간에게 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다양한 문화 중심(culture oriented)의 솔루션(solution)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샤넬과 같은 세계적 브랜드들이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문화 중심(culture oriented)의 새로운 디자인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다르지 않은 이유에서이다.
 
세계 디자인계에 새로운 실마리를 던질 수 있는 '한국의 문화'_
우리 민족은 ‘삼국-신라-고려-조선-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역사 속에 풍부한 문화적 배경을 지녔다. '총체적 삶'으로서의 디자인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는 우리 문화 속 다양한 컨텐츠는 국제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 문화의 실마리(clue)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상상해볼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디자인계에 새로운 디자인 문화를 위한 '실마리'를 제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대내적으로는 한국 문화의 디자인적 재해석을 통하여 새로운 디자인 문화로 자산화할 수 있는 견고한 기틀을 마련하는 것 - 이로써 제 3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구분지을 수 있는 정체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

2_ 주제어의 선정


-  The Clue : 실마리. 단서.
   글로벌 디자인계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시한다는 의미.
   대내적으로는 한국 문화의 디자인적 해석을 통하여 한국 디자인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실마리를 제시한다는 의미.
 
-  더할 나위 없는 :
   더 할 수 있는 여지나 더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상태.
   ‘디자인’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인 상태를 설명하는 순수한 우리말 표현.

글로벌 디자인계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함.
그 실마리는 '더할 나위 없는' 무엇, 즉, 디자인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인 상태의 '무엇'이 될 것임.

-------

3_ 주제전

문화를 디자인의 관점에서 연구하기 위한 가장 보편적인 틀인 ‘의(衣). 식(食) . 주(住). 학(學). 락(樂)’으로 구분한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 이를 ‘옷. 맛. 집. 글. 소리’라는 순수한 우리말로 표현한다. 각 주제는 총체적 삶'에 접근하기 위한 '시작점'인 동시에 각 주제를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한 '중심점'으로 정하며 독립적이거나 배타적인 시각이 아닌, '총체적 삶'의 관점에서 경계없이 서로를 포함하고 교차할 수 있다.

Clothing - [衣] - 의생활 디자인 :                더할 나위 없는 ‘옷’          
Eating - [食] - 식생활 디자인 :                   더할 나위 없는 ‘맛’     
Living - [住] - 주생활 디자인 :                    더할 나위 없는 ‘집’ 
Enlightening - [學] - 깨침을 위한 디자인 :   더할 나위 없는 ‘글’ 
Enjoying - [樂] - 즐김을 위한 디자인 :         더할 나위 없는 ‘소리’
 
-------

4_특별전

총체적인 삶으로서의 디자인을 바라보기 위한 입체적 시각을 더하여 라이프스타일 중심(life style oriented), 이슈 중심(issue oriented)의 관점으로 주제를 확장, 3가지 주제를 더한다.

Design to Care - [慮] - Universal Design - ‘살핌’ 전
Design to Save - [救] - Eco Design - ‘살림’ 전
Design to Share - [交] - 스트리트 전시 - '어울림' 전

2009/06/06 11:11 2009/06/06 11:11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inamigination   2009/06/06 10:09
어느새 6월.
오전 중에 난데 없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 걸 보니
아하. 오늘이 현충일이구나.. 싶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기획을 맡으면서부터
웬만큼은 버틸만하던 일상적 삶의 what to do 리스트가 두 배로 증식을 하면서
수용한계에 대한 체감지수는 계기판에 디스플레이할 수 있는 최고 숫자를 넘어
'00000'로 표시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일상의 회사 업무 이외에도 20명이 넘는 학부 졸업반 학생들에 대한 지도와
대학원 수업 진행, 논문 지도 등에 안그래도 2인분의 삶을 살아야 했는데
비엔날레 일은 여기에 족히 1인분의 삶을 추가하였으며
바프의 2nd generartion에 대한 계획이 급속도로 진행이 되어
그 베이스 작업을 위한 논의로 지난 두어달을 치열하게 보내게 되었으니
'계기판' 스스로가 바쁨의 정도를 표시하는 일에 한계를 느껴버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도 큰 문제없이 삶은 계속되고 일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그 내용이 얼마나 허술나해지고 소홀해졌을지.. 참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바쁜만큼 일상으로부터의 컨텐츠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마구 뒤섞여 아우성을 친다.
비엔날레 기획 과정의 많은 미팅과 행사들.
그 과정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 인터렉션들. 새로운 깨달음들..
디자이너로서 스스로 새롭게 다짐하는 사명감들.
디자이너로서 새롭게 발견하는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젼들.
행동에 옮기고 싶은 많은 일들...

모두 다 기록에 옮기자면 1인분의 삶이 더 추가되어도 부족할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show must go on.
내 삶을 기록하기 위한 노력도 짬짬이 섞어봐야 할 것이다.

2009/06/06 10:09 2009/06/06 10:09


기침과 싸우는 방법

inamigination   2009/03/02 07:37
감기에 잘 걸리는 체질은 아니지만
한번 걸렸다 하면 꼭 기침으로 이어져 긴 시간동안 고생을 하곤 한다.
한 2년 감기 없이 겨울을 잘 보냈다 싶었는데 이번엔 무사하지가 않다.
벌써 5주째에 접어드는 기침..
병원만도 2군데를 다니고 도합 5번의 진찰을 받으며 타다 먹은 약이 얼마인지..

사실 이때쯤이면 감기라기보다는 거의 '습관성' 기침이 되어버린다.
또는, 감기 끝에 항상 '알러지' 기침이 시작되는 거라고
나름대로의 자가진단을 내리고 있기도 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또는 공기 좋은 곳에 다녀오면
어느 사이엔가 기침이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걸 몇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택시 아저씨가
뒷자리에 앉아 간헐적으로 콩콩거리며 기침을 하는 날 보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거 습관이에요. 습관..

기침이 습관이라니..?
하지만 그의 말이 예사로 들리지가 않아 그때부터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언제 기침을 하는가..
정말 참을 수 없어 기침이 터져나오는 건가...

그런데, 열의 다섯은 마치 리듬을 타듯 적절히 박자를 맞춰가며
스스로 기침을 토해내는 이상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언가에 몰두하여 골똘히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에는
한참 동안 기침을 하지 않았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기침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바로 그 순간 기침이 터져나오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더이상 열도 없고 몸도 아프지 않은데 기침만 나는 이 현상은 알러지야... 라며
나 스스로가 기침을 아무렇지 않게 인정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문득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세 번에 한번은 기침이 나오려는 순간
기침을 위해 잔뜩 수축하려는 기관지를 의도적으로 이완시키며
순간적으로 한 박자 몸과 마음의 여유를 만들면
별로 기침이 필요 없어지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기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어떤 심리상태가 나의 기침을 지속하게 하는 거라면
내 기침을 낳게 하는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
스스로 기침을 낯설게 여기고 기침을 인정하지 않아 점차 그 횟수를 줄여보는 것이다.

2009/03/02 07:37 2009/03/02 07:37


꿈과 인생의 방정식

inamigination   2009/02/17 04:05
여기에 나의 꿈이 있다.. 생각하여도 꿈은 손에 잡히지 않고
나의 꿈은 이런 모습이다... 그릴 수 있을 것 같아도 꿈은 그릴 수 없다.
잡힐 듯 잡히지 않지만 잡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마르지 않게 하고
잡았다고 생각하면 어느 새 저만치 나를 앞질러 다시 내게 손짓하는.
꿈이란..

한 고개 넘었다.. 숨돌리고 나면 어느새
내려가야 할 골짜기가 한참 더 깊어져 있고
이제 바닥이니 올라가는 일만 남았겠지.. 하면 어느새
넘어야 할 고개가 늘어나 있는.
너무 많이 와버렸다.. 싶어 다시 돌아가다 보면 어느새 
너무 많이 가버렸다.. 싶은 저 반대편 끝.
인생이란..

우리가 알 수 있는 때는 언제나 그때가 아닌 지나버린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끝을 의심하지 않고 가보는 일.
꿈꾸는 자의 삶이란..

2009/02/17 04:05 2009/02/17 04:05


1 2 3 4